음악태교를 해야 하는 이유

음악태교를 해야 하는 이유

음악태교를 해야 하는 이유
음악태교를 해야 하는 이유

인간의 감각 중 가장 먼저 열리고 가장 늦게 닫히는 감각기관은 청각입니다. 그만큼 인간에게 의미 있는 기관이라는 것이겠죠. 특히 태중에 청각기관은 다른 감각기관보다 더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엄마의 자궁 안에 있는 태아는 눈이라는 감각기관이 형성되고 눈을 뜰 수 있어도 어둡기 때문에 볼 수 없습니다. 미각, 후각은 주변의 유체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역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청각기관은 다른 감각기관보다 그 기능이 잘 발휘되어 세상을 인식하고 배우게 되는 통로가 됩니다. 소리는 공기보다 물속에서 5배나 빨리 전달되기 때문이죠. 소리는 유체 안에서 더 확장되어 피부와 귀에 전달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태교, 영어로는 prenatal care, 즉, 태어나기 전의 돌봄 또는 교육이라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청각기관은 임신 4개월 정도에 형성됩니다.

태아의 소리 지각

태아는 낮은 음고의 소리 진동에서부터 성장하면서 점차 높은 음고의 소리를 지각할 수 있게 됩니다. 실험에 따르면 임신 27주 정도에 약 96%의 태아가 250-500 헤르츠 정도의 음고에 반응한다고 합니다. 다양한 악기가 모인 교향악단이 연주 전 a음. 라음에 해당하는 440 헤르츠에 맞추어 튜닝을 한다고 생각해 보시면 250-500 헤르츠라는 범위가 대충 어느 정도의 음고인지 감을 잡으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남성의 평균 음고가 125 헤르츠, 여성의 평균 음고가 220 헤르츠인데 평균치로만 보았을 때 태아는 이미 27주 이전에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임신 33-35주 정도 되는 태아는 1000-3000 헤르츠까지 들을 수 있습니다. 피아노의 가장 높은음이 4186 헤르츠이니까요. 이 정도면 대부분의 음악을 지각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태아가 듣고 반응하는 소리 또는 음악은 우리가 지각하는 것과 다를 것입니다. 엄마의 뱃속은 사실 굉장히 시끄럽거든요. 엄마 심장소리, 혈관 피 흐르는 소리, 뱃속의 다양한 소화기관에서 내는 소리 등 자궁 내 소리환경이 있습니다. 그리고 외부의 소리는 복부를 지나 자궁과 양수 막을 거쳐 투과하는 과정에서 변형이 있겠죠. 엄마의 뱃속에 있는 태아에게 외부의 소리는 태아의 행동과 두뇌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소리와 음악은 엄마의 심장소리처럼 일정하고 예측할 수 있는 소리환경에서 벗어난 갑작스러운 큰소리, 사이렌 소리처럼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들이겠죠. 반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소리 환경은 규칙성과 새로운 자극이 공존하는 음악입니다. 여기서 규칙성은 음악을 소리와 구별하고 조직화된 소리로 들리게 하는 음악의 구조와 형식을 말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자극은 음악의 규칙성을 기반으로 변화를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반짝반짝 작은 별'이란 노래는 우리가 좋아하던 음악이었습니다. 그러나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선호 음악은 완전히 바뀝니다. 왜냐하면 발달과정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요구하고 그 자극에 적응하면서 발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발달에 따라 선호음악은 바뀌더라도 조성 음악, 음악의 시작과 끝의 법칙, 리듬과 박자의 규칙성 등 음악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규칙은 그대로입니다.

태교음악

태아가 가장 익숙하고 안정적으로 느끼는 소리는 자궁 안의 소리환경입니다. 그래서 갓 태어나 칭얼거리는 아기에게 엄마 심장소리 나 백색소음을 들려주면 금세 안정을 찾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기에게 계속 엄마 뱃속에서 듣던 엄마의 심장 박동 같은 리듬만 들려주면 아기는 발달하지 못합니다. 뇌신경계의 발달을 위해서는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규칙적인 리듬에 정서를 담은 멜로디가 첨가되고, 정서의 색깔을 더욱 명확하고 풍부하게 해 주는 화성이 더해지면서 때론 하나의 악기에서 여러 악기들이 어우러지는 앙상블은 태아에게 원초적인 규칙적 리듬에서 벗어나지 않는 새로운 자극입니다. 가끔 태아가 새로운 자극에 반응하면서 발로 차는 듯한 태동을 보이는데 엄마라면 대부분 태아가 놀라서 발을 차는지 기분이 좋아서 움직이는지 구분할 수 있겠죠. 실제로 음악치료 중 대부분의 산모는 태아가 새로운 음악적 자극에 움직이는 반응을 보인다고 이야기합니다. 태아가 새로운 음악적 자극에 기분이 좋아서 반응하는 운동입니다. 가사가 있는 노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해도 나중에 언어발달의 기초가 됩니다. 다양한 음색의 악기 소리, 음악적 구성과 형식은 소리를 변별하고 기억하는 능력에 기초가 됩니다. 그러므로 태아에게 음악적 자극은 뇌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죠. 이에 더해 태중에 경험한 음악 자극은 태어난 후 음악발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인숙과 김애자가 471명의 유아원 아동과 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모의 태교음악에 대한 인식도가 높을수록 그리고 임신 중 음악태교를 실천한 경우 유아의 음악적 능력이 높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정리하자면 올바른 음악태교는 태아의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제가 지금 '올바른'이란 단어를 썼는데 혹시 무슨 뜻인지 감지하셨나요? 여기서 '올바른'은 좋은 음악이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를 위한 음악 태교인가?

음악태교에서 사람들은 똑똑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기를 위해 엄마보다는 아기에 집중하여 음악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엄마와 아기는 한 몸의 상태이기 때문이 아무리 아기에 좋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접하는 엄마가 좋다고 느끼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한 에피소드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실제로 음악치료센터에 발달장애아동의 어머니가 아동의 장애를 억울해하고 비탄해 하면서 음악치료사에게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 전 도대체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제가 이 아이를 가졌을 때 얼마는 열심히 태교를 했는지 몰라요. 좋다는 음식, 특히 좋다는 음악은 항상 듣고 다녔는데요. 저희 시어머니가 미래의 손주를 위한 클래식 전집을 사주셔서 늘 클래식 음악만 듣고 태교를 했거든요. ' 이때 치료사가 다시 물었습니다. '어머니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시면서 행복했나요?” 어머니의 대답은 단순했습니다. '아니요. 좋다니까 그냥 꾹 참고 들었죠. ' 아마 그 어머니는 미래의 자식을 위해 자신의 기분이나 선호 따위는 일찌감치 희생하고 아기만을 위한 노력을 했던 것입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자신이 받는 불편함과 스트레스가 아기에게 부정적으로 미친다는 생각보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IQ, EQ가 높은 아기가 태어난다고 믿었기에 고통을 감수했던 것이지요. 물론 이 일만으로 장애를 가진 아동이 태어났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고 그것은 모두 태반을 통해 고스란히 태아에게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임신 중 엄마가 먹는 것이 아기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것처럼 엄마의 정서 상태도 아기에게 전달됩니다. 역사가들의 기록에 의하면 16세기 프랑스의 왕 앙리 4세의 어머니는 임신 중 매일 아침 여성 연주자를 불러 음악 연주를 하게 했다고 합니다. 하루를 음악태교로 시작했던 것이죠. 이 당시부터 이미 사람들은 태아도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아름다운 음악은 태아의 성품을 좋게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역사가들은 앙리 4세가 항상 밝음을 잃지 않았던 왕으로 기록합니다. 제일 궁금한 건 역시 어떤 음악이었냐는 거겠죠. 음악에 대한 명확한 기록은 없지만 짐작컨대 당시가 서양음악사에서 르네상스 시대 음악이었을 것이고 여성 연주자 한 명으로 기록된 것으로 보아 당시 유행하던 기타류의 류트라는 악기의 연주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앙리 4세의 어머니는 자신과 태아를 위해 개인 전용 연주자의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 행복한 음악태교를 하지 않았을까요? 물론 저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음악태교는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윈윈 하는 방식의 전략을 사용해야 합니다. 위의 어머니처럼 자신은 스트레스받으면서 지나치게 태아 위주의 음악을 선택하거나 태아에게 필요한 다양한 안정적 자극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선호에만 집중해서 특정 음악만을 고집하는 것도 좋지 않겠죠. 우선 엄마에게 평온함을 주는 음악, 태아와 교감할 수 있는 음악, 태아의 발달을 위한 규칙성과 구조적 형식이 잘 갖추어진 다양한 음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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