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사회적 기능 구분과 역할

음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음악의 사회적 기능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 우리는 예술에 대하여 표현의 자유가 있어야 하는 순수한 영역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을 도덕적 잣대로 평가하여 사회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진정한 예술정신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죠. 다시 말해 예술과 도덕을 전혀 다른 개념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술과 도덕을 분리하는 순수예술, 즉 fine arts로 예술을 바라보는 미학이라는 학문이 나타난 것은 수천 년 인류 역사에서 고작 18세기 이후부터입니다. 18세기 이전 서양 역사에서 아름다운 건 도덕적인 것이고 도덕적인 것은 곧 아름다운 것이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피타고라스의 질서와 조화를 중요시 여기는 음악의 원리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에 의하여 사회를 지배하는 원리와 같이 했으며, 중세 기독교에서도 신을 위한 음악만이 아름답고 좋은 음악이라고 여겼습니다. 이후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근대에 이르러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사람들의 생각이 변화하면서 기존에 국가와 교회라는 거대 권력에 의해 만들어진 아름다운 음악에 대한 정의와 기준은 다양성과 개인성을 중요시하는 흐름으로 변화합니다. 뿐만 아니라 과학 기술의 발달, 산업화 사회로의 진입으로 인해 음악의 사회적 기능은 다면적인 성격을 갖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인류학은 합치를, 사회학은 갈등에 주목한다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집단을 이루고 살던 시대에는 집단이 잘 살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적으로 협력을 위한 장치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사회의 규모가 커지고 다양성과 차이가 나타나면서 사회학에서는 이 다양성과 차이 사이의 갈등에 주목하죠. 이것은 음악에서도 적용됩니다. 민족 음악학은 작은 단위의 문화에서 집단 응집력과 협력을 창조하는 데 음악의 역할에 집중하는 반면 음악사회학에서는 대단위 산업화된 사회에서 음악을 통해 계층, 서브 문화, 흥미 집단 등 사회적 구분을 짓는 데 관심을 갖습니다. 그러나 부족 집단이건 정치 사회적으로 규모가 큰 집단이건 음악의 공통적인 사회적 기능은 협동을 위한 장치였습니다. 좀 더 명확한 음악의 사회적 기능을 말하자면 사람들의 행동 통제가 주된 목적이었던 것이죠.
음악의 행동 통제의 측면
Steven Brown은 음악이 사회적 협동을 위한 장치로 행동 통제의 측면을 6가지로 규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6가지 범주를 다시 4가지로 요약해서 분류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음악은 '사회적 규범에 동종의 사회적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동조와 순종을 강조한다. '입니다. 특히 제의적 성격의 맥락에서 음악을 통한 행동통제의 의도가 강하게 나타납니다. 찬송가, 찬불가 등 종교적 노래들은 종교인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말합니다. 군대에서 군가도 역시 동질적 사회 행동을 유도하는 내용으로 동조와 순종을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지만 너와 나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다'에서 나라 지키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강조합니다. '당연히 군대 가야겠죠. ' 이러한 음악은 집단의 이데올로기를 강화하기 위한 설득과 행동의 조정을 위한 장치인 것이죠.
음악은 사회적 정체성을 정의하고 강화
두 번째로는 '음악은 사회적 정체성을 정의하고 강화합니다. '입니다. 음악은 문화적 산물입니다. 그래서 대단위 사회체계에서 음악은 집단 정체성을 이해하고 집단과 집단을 구분하는 잣대가 되기도 합니다. 10대 청소년의 음악 문화와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지만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의 음악문화는 완전히 다릅니다. 10대 청소년의 집단 정체성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과 가수에 의해 결정되기까지 합니다. 반면 20대 초반 대학생들의 음악 문화는 집단적이기보다는 개인적인 향유의 문화에 더 가깝습니다. 또한 교육과 소득에 따라 선호하는 음악 장르 역시 다릅니다. 심리학에서는 음악적 취향과 성격이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예를 들어 “사색적이고 복잡한 음악 장르로 구분되는 클래식, 재즈, 포크, 블루스 음악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심리검사에서 개방성이 높고, 스포츠를 잘 못하지만 언어에 능하고 정치적으로는 진보성향의 사람들이다. 강렬하고 반항적인 록, 얼터너티브, 헤비메탈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개방적이고 언어와 스포츠에 능하다. ” 물론 이것은 외국의 연구결과입니다. 여러분의 선호 음악과 성향은 여기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음악을 통해 개인의 연령, 계층, 교육, 성격, 정치성향까지 규명하는 연구와 이에 따른 이론들은 음악이 집단 정체성을 정의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음악은 집단에서 조화와 협동을 위한 장치
세 번째로 '음악은 집단에서 조화와 협동을 위한 장치다'입니다. 어느 것이 먼저 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말과 음악은 진화에서 소통이라는 공통적인 목적으로 나타난 적응의 산물입니다. 그러나 말과 음악이 다른 점은 말의 소통은 대화라는 방식으로 한쪽이 말하면 다른 한쪽은 들어야만 합니다. 함께 말하면 소통이 불가능해지죠. 반면 음악은 함께 소통하는 것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함께 소통하는 경험은 집단 응집력과 유대감을 더 강화시킵니다. 음악의 박자와 맞추어 함께 움직이는 몸의 동시성은 협동을, 같은 노래를 화성적으로 동시에 부르는 것은 조화를 경험하게 하죠. 조화와 협동은 특히 적의 침입이나 재해와 같은 응급한 상황 또는 다른 집단과의 경쟁 상황에서 사람들이 더 잘 대응하게 하는 집단의 중요한 힘입니다.
음악은 감정 표현, 갈등 해소, 사회적 놀이를 위한 장치
마지막으로 '음악은 감정 표현, 갈등 해소, 사회적 놀이를 위한 장치입니다. ' 이죠. 사실 이것은 집단 에너지를 음악과 춤과 같은 긍정적인 방식으로 전환하게 하여 표출하게 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조화를 위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축제, 월드컵과 같은 스포츠 경기 등에서 음악은 에너지를 방출하는 통로이죠. 사실 축제와 같은 인간의 놀이 문화는 공식적으로 일정기간 억눌렸던 에너지를 방출하기 위한 장치였던 것입니다. Steven Brown의 이론은 집단, 음악활동, 인간 행동이라는 틀에서 음악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음악의 기능에 관한 이론들은 Steven Brown 이전에 이미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습니다. 그중 인류학자인 메리엄은 '감정표현, 미적 즐거움, 오락, 소통, 상징적 표현, 신체적 반응, 사회적 규범에 동조 강화, 사회기관과 종교의식의 확인, 문화의 연속성과 안정성에 공헌, 사회통합에 공헌'이라는 10가지 기능으로 음악을 구분하였고, 진화심리학자인 다사나 야크는 '자원의 표현', 여기서 자원의 표현은 원시시대 음악활동이 주는 암묵적 메시지로, 건강함, 똑똑함, 경제적 여유를 말합니다. 그리고, '개인 공격성의 통제와 전환, 구애의 촉진, 사회 정체성의 건설과 유지, 불안과 심리적 고통으로부터 해방, 집단의 협동과 번영 증진' 총 6가지로 음악의 기능을 설명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학자들의 학문적 오리엔테이션에 따라 음악의 사회적 기능을 바라보는 관점은 조금씩 상이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제 음악은 정치 · 사회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 · 산업적 측면에서의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과거 음악의 사회적 소통 모델에서는 음악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기관이 국가 또는 종교집단으로 분명한 집단 통제의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면 이제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람들을 설득하고 행동을 조정하는 기능이 추가된 것이지요. 이것을 간단하게 표로 보시면 음악을 생산하고 송신하는 주체는 특정 목적을 위해 음악을 통해 설득과 조정을 하고 이는 행동 통제라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러한 통제된 행동은 정치, 경제 · 산업에 영향을 준다는 순환적 모델입니다. 예를 들어 커피를 선전하기 위한 광고 음악의 주체는 커피회사입니다. 음악을 통해 자사 커피를 팔기 위한 간접적/직접적 설득은 사람들의 사고와 감정을 조정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곧 대중, 소비자가 그 회사의 커피를 사는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은 다시 음악의 경제·산업적 기능을 강화하는데 영향을 주죠. 음악의 사회적 기능은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그리고 음악의 사회적 기능이 잘 작용했을 때 그 수혜가 누구에게 가느냐에 따라 긍정적으로 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원시사회에 음악의 사회적 기능은 집단원들 간의 조화, 협동, 집단 정체성의 확립, 감정의 표현 등 음악은 사람들에게 협력, 치유,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러나 계급사회로 들어서면서 음악의 사회적 기능은 정치, 종교, 문화적으로 그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행동 통제로 작용합니다. 다시 말해 음악에 좋고 나쁨이라는 윤리적 평가가 시작된 것이죠. 그리고 이제 산업사회에서 음악은 상업적 목적으로 집단의 정치적 이익이나 가치, 윤리적 평가보다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조정합니다. 음반 심의 같은 사회적 기능은 있지만 상업적 목적을 가진 다양한 음악 자극이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우리 사회에 작용합니다. 윤리와 가치보다는 돈이 우선시 되죠. 이것이 무조건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음악의 아름다움, 즐거움을 편리하게 언제든 즐길 수 있거든요. 그런데 또 다른 이면에는 말초적인 자극으로 우리의 행동을 조정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제 현대사회에서는 개인, 국가, 종교, 산업이 모두 음악을 통해 수혜를 얻으려고 경쟁하고 노력하는 환경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필터링하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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